2017.09.16
산티아고 순례길 27일차
O cebreiro(오 세브레이로)-
Calvor(칼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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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기 직전까지 걸었음
알베르게 안에서 나름 따뜻하게 잤는데 걸으려고 나오니 너무나 추웠다.
고도 1330m에서 2도라니.....
게다가 고도가 높아서그런지 안개가 가득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숙소를 벗어나 한참 걷다가 아침 겸 점심으로 하몽 오믈렛 샌드위치를 먹었다.
지금은 음식만 나오면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이때만해도 음식사진에는 별 관심이 없었나본지 음식 사진이 별로 없다.
그래도 분명 맛있었겠지 아무튼..
걷는길에 소똥 냄새를 너무 많이 맡다보니 정신이 오락가락한건지 떡볶이가 생각났다.
이렇게 또 먹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남쪽길은 사모스를 지나 사리아로 북쪽길은 더 작은 마을을 지나 사리아로 간다고 했다.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 대부분이 산실로 간다고 했는데 그들은 다 어디로 간건지...
그렇게 우리는 별 생각 없이 사모스와 산실 중에서 좀 더 가까워 선택한 산실.
그치만 이 길에서 우리는 정신줄을 놓을 뻔했던게 오르막 내리막도 심하지만 일단 가는 길에 사람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고 중간에 카페나 쉼터하나 없이 소똥을 피해 걸어야만 했다.
내가 워낙 쫄보긴 하지만 만약 좀 더 날이 흐린 날 혼자였으면 진짜 공포체험이였을거 같은 느낌이 들었던 구간이다.
걷고 또 걸었지만 중간에 카페나 바도 하나 없고 비상식량도 다 떨어지고 배고프던 찰나에 도네이션으로 운영되는 바를 발견했다.
너무 반가웠다.
우리에겐 정말 오아시스 같았던 곳
이곳에서 주스와 과자로 허기를 달래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걸었다.
우린 5시 반이 다 되어서 도착했는데 Calvor라는 가이드북에 없는 작은 마을이였다.
5km정도만 더 가면 싸리아에 도착할 수 있지만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너무 많이 걸은 상태라 더 이상 걸을 힘도 없었다.
이 곳 알베르게는 정말 애매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에 우리가 묵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걸 감사해야하는데 주변에 마트도 없거니와 주방에 식기류가 하나도 없어 요리를 해먹을 수도 없었고 너무 추웠다.
그나마 장점은 세탁은 가격이 다른 곳과 같은데 건조가 다른 알베르게에 비해 거의 반값이였다.
그래서 오늘은 너무 추우니 손빨래 대신 세탁 건조를 돌리기로 했다.
간만에 돌리는 빨래와 건조라 아주 만족스러웠다.
식기와 슈퍼 없는 이 곳에서 레스토랑을 찾으러 뺑뺑 돌다가 겨우 작은 식당을 찾아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고생스러웠던 오늘 하루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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