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2
산티아고 순례길 14일차
Hornillos del camino(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Castrojeriz(카스트로헤리스)
20.5km
4.5시간 걸었음
부제: 선라이즈 맛집은 순례자의 길
순례길을 걸으며 가장 좋은 시간을 꼽으라면 세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번째, 걷다가 마시는 맥주
두번째, 빨래와 샤워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
세번째, 해뜨는걸 보면서 걷는 새벽 시간
그 중 최고는 바로 돈 주고 볼 수 없는..
해가 뜨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색과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순례길의 선라이즈 시간이다.
이 날은 순례길을 걸으며 봤던 선라이즈 중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순간이였다.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광경을 보면서 걷다보면 피곤하고 힘든 생각은 사라지고 경의로운 느낌이 든다.
걸으면서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는 뜨는 해를 보며 걷는 시간이였고,
인생에 있어 가장 많이 해돋이를 보았던 시간이 바로 순례자의 길을 걸었을 때다.
사실 해 지는 것은 많이 봤어도 생각보다 우리는 해 뜨는걸 볼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기껏해봐야 해가 바뀌는 1월 1일 신년을 기념하여 보는 해돋이 정도?
그러나 해 뜨는것은 매일 매일이 다르고 매 순간이 경이로웠다.
오늘은 길을 걸으며 다음 여행지인 중남미 계획을 좀 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니 어느덧 순례길 일정도 반 가까이 지나와 버렸다.
정말 괴롭고 힘든 순간들도 있었기에 하루 하루는 시간이 안가는거 같으면서도 생각해보면 정말 훅- 가버린 느낌이였다.
지금은 이렇게 힘들지라도 언젠가 되돌아 보면 이떄를 그리워 하고 있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생각이 정확했다.
지금 현 시점인 2021년
코로나로 비행길이 막혀있어 해외여행이 예전처럼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도 최근에 슬슬 풀리고 있는 추세라고 하다만 아직은 전과 같을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와 상관없이 저때가 그리운 건 피할 수 없는 현실 앞에 한국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내 모습 때문일거다.
거리가 길지 않았지만 일찍 출발했기에 숙소에 일찍 도착해 보통 순례자들의 루틴인 샤워 후 빨래를 하고 점심을 먹었다.
거리에서 만났던 순례자들과 대화도 나누고
저녁에는 체력 보충을 위해? 소고기도 구워먹었다.
그리고 마무리는 생맥 한잔
너무 여유롭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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