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3
산티아고 순례길 15일차
Castrojeriz(카스트로헤리스)
-Fromista(프로미스타)
23km
7.25시간 걸었음
오늘도 6:30분 무렵부터 해 뜨는걸 보면서 걷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날이 흐렸지만 점점 날이 갰다.
평지로 이어진 길을 걸었는데 사진도 많이없고 써논 글도 없는 걸 보니 별 탈 없이 걸었던 하루였던거 같다.
사실 순례길을 걸을때 해가 너무 쨍쨍한 날보다는 살짝 흐린 날이 더 걷기가 좋다.
해가 쨍한 날에는 걷다가 쉽게 지쳐버리고 대낮에는 구운 오징어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쨍한 날의 풍경은 더 아름다운 법이니 날씨에 따라 그 날의 기분과 길이 달라보이기도 했었다.
오늘 머무는 곳 프로미스타라는 곳은 생각보다 큰 도시였는데 주말이라 슈퍼가 문을 닫아 알베르게 근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순례자의 길을 걷다보면 많은 기간동안 스페인의 작은 시골 마을들을 지나게 되는데 그 곳에는 여전히 시에스타 (Siesta: 스페인의 낮잠 문화)가 존재하며 우리나라처럼 주말이나 오후 늦게 문을 여는 곳이 많지 않다.
사람들이 여전히 이런걸 지키는 걸 보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또한 작은 시골마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로컬들의 삶의 모습을 마주하거나 그들과 소소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었는데 그들을 통해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정들과 마음 깊숙히 따뜻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단지 우리를 관광객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진심으로 대해주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아무튼 우리가 간 레스토랑엔 10유로짜리 순례자 메뉴가 있었는데 가성비가 아주 좋았다.
한국인들이 많이와서 그런지 한국어 메뉴판도 있어 편하게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고 알베르게 주변으로 소화도 시킬 겸 동네를 구경하다가
다른 순례자들을 만나 카페에 앉아 수다를 좀 떨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도 내일을 위해 순례자들은 일찍 잠에 들었다.
내일도 buen 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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