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기록/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0일차 saint de pied jean port

강밈2 2021. 9. 2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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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9
0일차 생장 (saint de pied jean port)

 

 

산티아고 순례길

 

유럽여행 마지막 하이라이트 결국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되었다.

 


그전에 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팜플로나로 이동해 가지고 있던 짐의 일부를 택배로 붙이기로 했다.


우리는 평소 뒤에 배낭하나 앞 배낭 하나 씩 들고다니는데 이 무게가 꽤 많이 나간다.

그래서 그걸 다 들고 순례길을 걷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작은 가방에 필요없는걸 넣어 산티아고로 먼저 보내기로 했다.  



팜플로나에 도착해 기차역 근처에 있던 우체국으로 갔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버스를 타고 팜플로나 다운타운에 있는 우체국으로 향했다.

이 날이 하필 토요일라 문을 일찍 닫았는데 아슬아슬하지만 다행히 제 시간안에 도착했다. 우리는 두명의 짐을 함께 보낼거라 제일 큰 박스 (4유로 정도) 를 선택하여 보내기로했다.

 

 

우체국에서 총 박스 무게 16키로를 26.60 유로에 붙일 수 있었다. 한명당 거의 8키로 정도의 짐을 붙인거다.

일단 짐을 보내고나니 한시름 놓였다.
어설픈 스페인어단어 몇 가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페레그레노 블라 블라 이런식으로 택배를 보냈다.

어쨋든 무사히 J언니와 같이 한 상자에 짐을 넣어서 보내고 한달 간 쓸 선불 유심 (보다폰 20유로)까지 사서 순례길로 떠날 준비를 완료했다.

 

 

16키로 임박

 

영수증

 

 

후련한 마음으로 팜플로나에서 생장까지 이동하게 되었는데 이때 ALSA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근데 이동하는 길이 산길이라 꼬불꼬불해 멀미가 날거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눈을 감고 자려고했다.

자다깨다 마침내 생장에 도착했다.

 

 

생장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순례자 사무실이였다.

이 곳에서 순례길에 대한 설명도 듣고 숙소도 추천받는다. 이곳에 있으니 '아 내가 진짜 순례길을 걷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크리덴셜 (순례자 여권)도 발급받고 가방 무게도 재보고 나서 오늘 묵을 숙소를 찾아 나섰다.

가방 무게는 10키로 아마 가지고 있던 짐들을 좀 더 넣어 11키로 정도 되었던거 같다.

그만큼 보내고 왔는데도 이정도라니... 업보다 업보....

 

 

나의 업보

 

순례자 사물실 내부

 

가리비와 크리덴셜

 

순례자 사무실에서 추천을 받은 곳 중에 고른 생장에서의 알베르게!

마네킹에서부터 포스가 느껴지는데 사실 주인 아주머니가 심상치않은 포스를 가지고 계셨다.

고양이와 강아지를 한마리씩 키우고 계셨고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머니가 굉장히 인상적이던 숙소다.

 


이건 맞고 틀리고를 따지는건 아니지만 안에서 신발도 못 신고 들고 올라가지도 못하게 했다.

뭐 등산화는 이해하지만 그냥 기본 쪼리조차도 못가지고 올라가게 했는데(가방 안에 넣는 것도 안됨) 나는 별 생각없이 쪼리를 들고 방에 올라가려다가 숙소에서 쫒겨날 뻔 ㅋㅋㅋ

 

 

게다가 기상시간도 정해주고 그 전에 눈을 떠도 침대에서 움직이면 안된다고 말했는데 뭐 우리도 숙소의 규칙이라니 지키긴했지만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또 자신은 볼 일 있다고 알베르게 안에 있던 사람들을 갑자기 다 내쫓고 문도 잠그고 나갔다가 오셨다....

 


그러고는 저녁에 혼자 테이블에 앉아있던 날 보고 갑자기 와인을 주더니 급 친근한 대화를 하신 아주머니

그때도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적다보니 진짜 보통분이 아니였다.

 

 

알베르게 마네킹

 

생장 거리

 

생장 거리

 

 

 

우리도 아주머니가 외출하러 간 사이에 마을을 배회... 아니 구경도 하고 저녁을 먹기로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사실 같이 걸었던 언니는 나의 일정에 맞춰 반강제? 로 순례길을 걷게 되었지만 나는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걸 하러 온거라 산티아고에 임하는 둘의 온도차는 많이 달랐을거 같다.

 

 

생장에서의 나는 영화로만 보던 공간에 직접 와 있는게 너무 설레고 신났다.

나름 이나라 저나라 많이 돌아다니긴 했어도 순례길을 걷기 전 생장에서 받은 기분을 느껴본 곳은 없던 거 같다.

그때의 나는 순례길을 걸어야한다는 걱정보다는 내가 순례자의 일원이 될 수 있는 뭐 그냥 "the way" 영화 속 공간에 같이 있는 듯한 그런 느낌에 너무 설렜던거 같다.

 

 

사실 다음날 현실로 마주한 순례길에서 이 날 느꼈던 감정은 다시 느낄 수 없었지만 이때의 느낌은 사진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평화로운 생장

 

생장 마을

 

생장 마을 2

 

 

마을을 한바퀴 쭉 돌아보며 발견한 피자집

가격도 저렴하고 아메리칸 피자? 로 선택했더니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의 피자를 먹을 수 있었다.

 

 

한참 여행 중에는 한국음식도 그립고 하니까 한국 스타일?의 피자로 나름 맛있게 먹었다.

 

 

야외테이블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만났던 한국인 가족분들이 계신데 순례길을 걸으면서 좋은 인연이 된 분들이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많이 보지만 한국 사람들도 은근 많이 만나게 된다.

 

 

우리같은 경우는 성수기가 지난 시기여서 한국인을 덜 만났다고 하지만 아마 지금은 사람들이 방송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접하고 나가기 쉽다보니 더 많은 한국사람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때문에 현재는 덜 하겠지만...이제는 백신을 맞고 순례길로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거같다.)

 

 

그냥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가깝지도 않은 유럽까지와서 순례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하는게 어쩌면 정말 좋은 인연이 될 수도 있다.

 

 

평화로운 마을

 

피자집

 

맛있는 피자

 


저녁을 먹고 생장에서 해지는 것도 구경하고서 내일을 위해 숙소로 돌아와 일찍 씻고 잠을 자려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평소 자던 습관인건지 너무 설레여서 였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사실 이때 같이 동행하던 언니는 집에 가고 싶었다고 한다ㅋㅋ

 

 

아무튼 순례자의 여권인 크리덴셜과 순례자의 상징인 가리비까지 준비 완료.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되는데 사실 너무 들떠서 이 날까지도 미쳐 몰랐다.
순례길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영화처럼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순례길 첫째날 피레네를 넘는 일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마 알았더라면 시작하지도 않았겠지...

 

 

산티아고 순례길 시작합니다.

Buen Camino!

 

 

내 배낭과 순례자의 상징인 가리비

 

어딘가 묻혀있을 알베르게 방명록

 

평화로운 마을

 

해지는 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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