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기록/산티아고 순례길

나의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시작하기 전에

강밈2 2021. 9. 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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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7년 8월 중순

지금으로부터 4년전 산티아고.

 

 

그 곳에서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순간의 기록들이 내 아이폰 메모장에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4년이 지난 지금 내 머리속에는 이미 많이 흐릿해졌지만 그 순간을 한번 옮겨나가보려한다.

현재 코시국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언젠가 순례길을 떠날 누군가를 위해 아니 미래의 나를 위해 끄적여보았다.

 

 

 

사실 별 이유는 없었다.

어느날 우연하게 본 영화였던 "The way" 로 인해 순례길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뭐 여행 좀 다니는 사람들은 이미 많이 알고있던 산티아고 순례길이였지만 그 전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영화를 보고 바로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라버렸다.

영화를 몇 십번 반복해서 보며 내가 직접 산티아고 걷는 날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 내 장기여행 일정 중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되었다.

 

 

 

영화 "THE WAY"

2010 |미국

줄거리

여행중 사망한 아들의 유해를 안고 아버지는 산티아고의 길(El camino de Santiago) 순례에 오른다.

 

 

 

 

17년 6월 터키를 시작으로 두번째 장기여행이 시작되었다.

그 전에 못갔던 나라와 다시 가고싶던 나라, 친구들이 있던 나라를 돌아다니다 쉥겐조약으로 대략 40일 정도 남은 기간을 산티아고를 위해 사용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는 프랑스 생장에서 순례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영화만 주구장창봤지 막상 순례길을 걷는 정보에 대해서는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더 고생도 많이하고 힘도 들었지만 그만큼 더 큰 추억으로 남아있는거 아닐까싶다.

 

 

배낭과 신발 그리고 가리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우리는 운이 좋게 길을 걷는 중간에 별탈없이 800km걸을 수 있었는데 대략 30일 한달 정도 걸렸다.

순례길을 걷는 중간에 점프 (길 중간에서 목적지까지 버스나 택시로 이동하는 것) 는 하지 않았지만 막바지에 마약같은 동키 서비스 (짐을 다음장소로 이동해주는)를 몇 번 이용했다.

 

 

그 뒤 묵시아와 피니스테레도 방문했고, 이때는 걸을 힘도 시간도 없었기에 버스를 이용해서 다녀왔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하는 곳이다.

 

 

 

산티아고

 

뱃살의 주범 

 

 

 

산티아고로 떠나기 전 어떤 짐들을 챙겨야 할지도 많이 고민 될 것이다.

우리는 순례길을 장기배낭여행 중간에 걷게 된 거라 짐을 콤포스텔라 우체국으로 택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10키로가 넘었었다. 내 가방이 대략 12키로 정도로 기억한다.

초반에는 10키로가 넘는 가방을 메고 종일 걷다보니 너무 힘들어 조금걷다 쉬고 조금걷다 쉬고했는데 나중에는 몸이 적응했는지 가방을 메고 있다는 걸 잊기도 했다. 거짓말 같겠지만 진짜 사람 몸이 그런 경지에 이르기도한다.

 

 

누구든 산티아고를 걷기위해 떠난다면 짐은 최소화하는 것이 최고다.

걷다보면 배낭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것이다. 나 역시도 중간중간 안쓰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산티아고를 걷게된다면

무조건 평소에 신던 등산화 (산티아고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 중 하나인데 평소에 신던 운동화나 등산화를 챙기는게 최고다. 새로 산 등산화 신고와서 발 망가지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다),

등산양말, 슬리퍼(샤워를하거나 마을을 돌아다닐때 유용하다),

침낭 (알베르게 침대에는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많다. 베드버그를 피하기 어렵지만 그나마 도움이 될거같다),

세면도구, 상비약 (바르는파스 포함),

선그라스, (기왕이면 챙넓은) 모자,

등산스틱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짐이 될 수도 있다),

걸을때 입을 옷 한벌, 잘때 입을 옷 한벌,

바람막이나 후리스 하나 정도면 순례길은 문제없다.

계절에 따라 옷은 조금 변할 수 있겠지만 걷고나면 빨래하고 다음날 입고 걷는 경우가 많으니 거의 입는 옷만 입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개인 소지품이 조금 플러스 된다해도 5-7kg정도면 충분할 듯 하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내 인생의 무게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욕심을 부리면 내 몸만 고생한다는걸 걷기 시작하면 깨닫게 될거다.

 

 

책 "순례자"

 

공사중이였던 콤포스텔라 성당

 

 

30일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웃고 울고, 발에 물집도 잡히고, 베드버그에 물리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정말 이런 고생 저런 고생 다하며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아직도 이렇게 추억한다는건 참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내가 다시 한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의 내가 순례길을 걸으면서 느꼈던 감정들과 그 순간들을 기록해 보려한다.

 

Buen camino!

 

 

순례길 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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