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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동해안 도보여행 12일차 : 도망치고싶다

강밈2 2023. 4. 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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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7

2022 동해안 도보여행 12일차
울릉도에서 강제 3박 4일 (2)

 

 

일단 우리가 타고 갈 크루즈가 결항되었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일어나서 사장님 울릉군 알리미와 사장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호우 및 강풍 주의보로 밖으로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이게 대체 무슨일인가.. 진짜 울릉도 여행은 예상치못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났고 밖으로 나가는거 자체가 위험하다는 판단하에 우리는 숙소에 머물렀다. 

 

 

응..

 

 

그래도 밥은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비바람이 조금 잠잠해졌을때 밖으로 나가보았다. 전 날 산사태의 흔적까지 보이며 작은 돌덩이들과 흙탕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린 근처 김밥집을 가보기로했는데 다행히 문이 열려있었다. 김밥 두줄을 사서 후다닥 숙소로 돌아왔다. 여기 사장님도 굉장히 친절하고 김밥도 맛있었다. 우리가 샀던건 오징어먹물명이나물김밥과 오징어먹물김밥이였는데 차이는 명이나물 유무의 차이인듯했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봉래2길 30-6

아리랑김밥

 

 

 

슬슬 날이 괜찮아졌지만 버스 이동은 힘들거같아 숙소가 있는 저동항 근처 기념품 샵을 돌아다녀보기로했다. 기념품에 전혀 관심이 없는 2인이지만 숙소에만 있기엔 너무 아쉽자나...

 

기념품샵 구경하고 카페로 들어가 커피와 먹물+호박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먹물 아이스크림이 입에 맞아 한개 더 시켜서 먹었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울릉순환로 164-2

저동커피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미리 저녁을 사서 가기로했다. 울릉도하면 오징어니까 오징어 회를 먹고 싶었던 우리인데 근처 오징어 회타운에 가면 싸게 먹을 수 있다해서 들어가 봤는데 이게 왠걸.. 뭔가 조용하다.

 

원래 호객행위하고 엄청 정신없다는 후기를 보고 긴장해서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조용했고 딱히 손님이 없으니 호객행위 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 중 어떤 가게 사장님이랑 이야기 하게되었는데 날씨때문에 오징어를 잡으로 나갈 수가 없어 오징어가 없다고 하셨다. 이런 젠장

 

그 유명하다는 울릉도 오징어를 울릉도에 직접왔는데 찾을 수가 없다니.. 그냥 육지가서 사먹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귀여워,,

저녁먹기는 애매한 시간이라 미리 회를 떠다가 저녁에 먹을 생각이였는데 시간이 붕 떠버려 우린 숙소에서 맥주에 팝콘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숙소에서 뒹굴뒹굴...

 

 

경북 울릉군 울릉읍 봉래2길 5

성인봉맛집

 

 

 

저녁시간에 맞춰 그나마 후기가 괜찮은 곳을 발견해서 다녀왔는데 이런 젠장.. 진짜 울릉도 식당은 다 왜 이모양인건지..

 

오징어회를 못먹은게 아쉬워 다른 오징어 요리라도 먹자며 오삼불고기를 시켰는데 양파,대파만 엄청 크게 썰어두고 (한입에 먹을 수 없는) 고기랑 오징어 몇점. 거기다 맵고 짜고 진짜 총체적 난국.. 밑반찬도 너무 극단적이라 손이 안갔다. 밥먹으면서 이렇게 짜증나기는 또 처음이였다.

 

공기밥도 처음엔 포함이라더니 마지막엔 공기밥은 따로 계산하드라.. 다른걸 시켰으면 괜찮았을려나...후하.. 아무튼 진짜 울릉도 식당에서 앞으로 밥 먹을 일은 없지만 다시 가게되더라도 절대 안먹을 생각이다.

 

 

 

 

너무 자극적이라 속이 쓰렸던 저녁을 먹고 나니 구름이 빠르게 걷히기 시작했다. 드디어 내일이면 울릉도에서 나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울릉도 사진보면 정말 좋은 곳이 많은데 우린 시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이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기로 하면서 날이 개기 시작한 도동항 주변을 걸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간식거리를 사는데 어떤 중년 부부가 장을 한보따리 보고 있었다. 한 2~3일치 먹을 양은 되어보였는데 그걸 본 우리는 마지막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울릉도에서는 편의점을 이용하면 화날 일이 없다.' 평소에 편의점을 잘 다니지 않는 우리지만 편의점 음식은 항상 변함이 없으니 여행 간 몇 일은 편의점으로도 충분하다는거다.

 

동해안을 여행하는 동안 우리가 정말 편의점에 많이 의지를 했었는데 그 시작이 바로 울릉도였다. 이렇게 큰 깨달음을 얻고 어디서나 같은 맛을 제공해주는 대기업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아무튼 내일이면 울릉도도 안녕이다.

 

 

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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